도서실에 도착한 두 사람은 유유히 차를 마시고 있는 율리시스와 마주하게 되었다. 그의 앞에는 마찬가지로 유유히 차를 마시는 시온이 앉아있었다.

 

어라? 또 만났네. 안녕? 시아?”

친해 보이네? 둘이 오는 길에 만난거야?”

시오오온!!! 그 놈은 뭐야!”

 

장난기 가득한 얼굴의 율리시스와 느긋한 시온. 짜증이 폭발한 듯 한 마리가 서로 대치하는 중이었고 일촉즉발의 그 상황을 정리한 것은 율리시스였다.

 

? 왕자야

 

그 한 마디에 마리와 시아는 그대로 얼어붙었고 시온만이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차를 다 마셨는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마리와 시아에게 다가왔고

 

내가 부탁한 책은 가져왔어? 그거 오늘 안으로 끝내야 하는 거라. 바쁘니까 빨리 건네줬으면 좋겠는데?”

여기 있어. 시온오빠.”

고마워. 오는 길에 힘들지 않았어?”

 

정신을 차린 시아가 마리의 손에 있는 책을 시온에게 건넸고 시온은 그런 시아의 모습이 귀여웠는지 머리가 헝클어지도록 쓰다듬고 있었다.

 

머리 상하니까 하지 마!”

 

퍼뜩 정신을 차린 마리가 시아를 품으로 당겼고 시온의 쓰다듬이 기분 좋았는지 미소 짓고 있는 시아였다.

 

우와. 사이좋은 남매네~ 부럽다. 나도 저런 귀여운 여동생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피아르티와 미르네 공주가 있잖아.”

그런 무뚝뚝에 제멋대로인 동생은 별로야. 시아처럼 귀엽지도 않고 말이야.”

 

시아를 바라보는 율리시스의 눈길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마리는 급하게 후드 망토로 시아를 숨겼고 책은 전해줬으니까 난 간다!’라는 통보를 남기며 시아의 손을 잡고 도서실을 나서는 마리였다.

 

너 설마 우리 시아를 덮치기라도 했어? 마리가 저렇게 경계를 하는걸 보면 이유가 있을 텐데 만약 그렇다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겠어.”

혼자 길을 잃고 헤매는 것 같아서 도와준 것 밖에 없어. 무엇보다 난 저런 어린 아가씨에게 관심 없어.”

아아. 그러고 보니 너 네 호위 기사를 좋아한다고 했지?”

설마 너도 그 소문을 믿는 거야?”

거짓도 아니잖아

 

한 순간의 적막만이 흐르는 도서실. 시온은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다과실을 나가 집무실로 향했고 다과실에 홀로 남은 율리시스는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히죽 웃으며 소파에 몸을 기댔고 여관으로 향하던 마리는 갑자기 드는 한기에 주변 경계를 한 층 높이는 중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