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라. 축하해요!”
이시스의 축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세이시엔이 어느새 네이라의 곁에 다가와 있었고 네이라는 몸을 둥글게 말아 잠이든 자신의 해츨링을 행여나 부서질까 조심히 품에 안아 들었다. 더러워진 시트와 베개를 세이시엔에게 치워달라 말하였고 세이시엔은 더러워진 베개와 시트를 들고서는 그대로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창밖에서는 대기 중이던 요정 캣시들이 빨랫감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는 작은 몸집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는 건지 자신의 두 배나 됨직한 시트와 베개를 들고는 호수 근처 빨래터로 달려가 빨래를 시작했다. 여기서 잠깐 요정 캣시에 대해 설명을 추가하자면 용암지대 이외 뜨거운 지역에서 주로 생활하는 레드일족은 암컷 홀로 육아를 담당하는데 아이를 가지게 된 암컷 드래곤은 자신의 둥지를 잠시 떠나 버려진 고성이나 유적으로 이동하여 해츨링이 용암의 열기를 견딜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기를 때까지 지낸다. 그때 도우미역할로 레드일족의 암컷 곁을 지키는 것이 도우미 요정 캣시와 경호 요정 스프리건이다. 육아에만 전념하기 위해 유적을 지키는 스프리건을 불러 결계를 지키게 하고 캣시에게는 여러 잡일을 부탁하는데 무사히 해츨링이 성장하면 보상으로서 요정들이 가장 좋아하는 마력이 담긴 보석을 만들어준다. 말이 보석이지 드래곤들의 눈에는 평범한 돌에 마력을 담아 넣은 것으로 무늬만 보석이라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하지만 요정들에게 있어선 최고의 보상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드래곤에게 있어서 값싼 육아지만 요정들에게는 최고의 일자리로 나날이 그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고 한다.
네이라가 알을 깨고 나온다고 지쳐 쓰러진 자신의 해츨링에게 조심히 치유의 주문을 외쳐주었고 정령을 이용하여 해츨링의 몸을 씻기기 시작하였다. 해츨링의 몸을 어느 정도 씻기고 나자 이번엔 이시스의 알에서 ‘빠각’ 하고 큰 소리가 나더니 해츨링이 알과 분리되어 나왔고 뭐가 그리도 서러웠는지 네이라의 해츨링과는 달리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이시스!”
류크가 곰처럼 생긴 짐승을 어깨에 들쳐 멘 모습으로 해츨링의 울음소리에 놀라서 급하게 달려왔는지 평소의 깔끔함은 사라지고 당황한 모습이 역력한 모습으로 달려왔다. 이시스에게 달려가려고 하다가 자신의 몸에서 나는 피 냄새와 더러운 옷을 발견했는지 정령을 불러 빠르게 몸을 씻었고 깨끗해진 것을 확인하자마자 뒤에서 따라 들어온 캣시들에게 곰처럼 생긴 짐승을 던져주고는 손질해올 것을 명령하는 것도 잊지 않은 채 일사천리로 일을 끝낸 뒤 날아가다시피 이시스의 곁에 다가온 류크는 이시스의 품에 안겨 깨끗하게 씻겨서 잠든 자신의 해츨링을 바라보며 무뚝뚝한 표정을 일관하던 류크의 얼굴에서 작은 미소가 지어졌다.
해츨링들이 태어나고 1시간 정도가 지나자 지쳐서 잠이 들었던 해츨링들이 잠에서 깨어났고 네이라를 닮아 밝은 붉은 빛 비늘을 가지고 있는 해츨링과 그와 대조적으로 밝은 하늘색의 비늘을 가진 해츨링은 서로 자신의 부모의 얼굴을 한 참을 바라보다 일제히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아, 배가 고프구나? 잠시만 기다리렴. 곧 맛있는 밥 갖다 줄게!”
“류크! 류크! 어쩌죠? 배가 많이 고픈 것 같아요!”
터프한 엄마답게 캣시들이 가지고 온 손질된 고기를 해츨링 앞에 빠르게 대령하는 네이라와 처음이라 떨리고 당황해하는 이시스를 대신해 침착하게 캣시에게서 고기를 전달받아 이시스의 손에 들려주는 류크였다.
“네이라. 그렇게 막무가내로 던져주면 애기들이라서 바로 못 먹어”
“아, 그런가? 세이시엔 이정도면 될까?”
터프함을 지녔지만 배려가 부족했던 엄마 네이라를 대신해서 세이시엔이 네이라의 손바닥 위에 둥글게 만든 고기 경단을 올려주었고 그걸 따라서 여러 경단을 만든 네이라는 자신이 만든 고기경단을 맛있게 먹는 해츨링을 향해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세이시엔은 그런 네이라와 자신의 해츨링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았고 그것은 이시스와 류크 역시 마찬가지였다.